국제학교 예체능 수업 진행사항 알아보기
베이징의 미국 국제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딸이 학교를 엄청 좋아합니다
코로나때문에 학교를 못다니게 되자 얼마나 상심이 컸는지 몰라요.
아침 일찍 등교할때마다 좀더 자고 싶어서 등짝, 엉덩이 스매싱을 당하고 나서야 겨우 일어나는것 말고는 학교만 갔다하면 신나서 에너지를 다 쏟고 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시작한 후 선생님들, 친구들 얼굴을 화면으로밖에 볼 수 없게 되자 빨리 학교 가고 싶다고 노래를 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 딸이 공부를 잘해서 학교 생활이 즐겁냐 그건 분명 아닌듯해요. 성적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뭔가 특출나게 잘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밝은 성격의 평범한 아이일 뿐인데 학교가 아이의 성향과 잘 맞아 떨어진게 가장 큰 요인인 것 같아요.
특히 몸으로 하는 댄스, PE(체육), 음악, 컴퓨터, 드라마, ART 수업과 같은 실습 위주의 수업들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이 예체능 수업들은 도대체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우선 음악 수업이에요 (주당 한시간 배정)
이번 주 음악시간에는 타악기와 목관악기에 대해 배웠어요. 퍼즐과 같은 게임을 통해 악기 이름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가졌어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두 팀으로 나눠 서로 높은 점수를 얻는 게임방식으로 진행됐구요, 경쟁이 되다보니 목소리 높여 빨리 맞추려고 열성적으로 진행됐어요. 각각의 악기가 내는 소리와 모양은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영상을 통해 보고 듣는 시간 또한 가졌어요.
다음은 PE (체육)와 댄스 수업. (주당 한시간 배정)
이 두 수업만 실시간으로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지나가진 않아요.
체육 선생님과 댄스 선생님이 매주 커리큘럼을 짜고 그에 맞는 운동과 댄스 동작을 영상으로 찍어 보내줘요
그러면 아이들이 영상을 보고 연습하거나 따라하는 영상을 찍어 담당 선생님께 보내고 피드백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다음으로 이번 주 컴퓨터 수업은 tinkercad 와 leopoly 라는 두 사이트를 접속해 몬스터와 우주선을 직접 디자인해 보았는데요 (주당 한시간 배정)
아이들이 원하는 색과 모양으로 3D 입체 디자인을 실습해 보고 완성한 후 서로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시간을 가졌어요. 역시 재미가 있다보니 아이는 수업이 끝나도록 멈출 줄 몰랐어요.
다음은 드라마 수업. (주당 한시간 배정)
이 수업은 연극을 주로 하는 수업이구요.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 대본을 가지고 각자 배역을 나누어 연기를 해 보는 시간이에요. 그 외에도 연기에 관련된 영상을 보고 얘기를 나누거나 연극 소품이 될 만한 것을 박스를 이용해 만들어 보기도 해요.
온라인 수업이 시작된 첫 몇주 동안은 뮤지컬 '마틸다' 를 다뤘는데요, 등교를 하게 되면 오디션을 통해 무대에 올릴걸 계획하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노래며 대사를 정말 열심히 연습했답니다. 그래서 주제곡인 'WHEN I GROW UP' 을 다 외우기도 했는데요. 불행히도 등교일이 점점 미뤄지면서 공연계획은 무산이 되고 말았답니다.
마지막으로 ART 수업. (주당 한시간 배정)
만들기나 그리기를 주로 하는 미술 수업이에요. 온라인 진행이다 보니 재료나 소재의 한계가 어쩔 수 없이 느껴지긴 해요. 이번 주는 그래피티에 대해 배웠네요. 선생님이 벽에 그려진 여러 그래피티의 예시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알파벳으로 그래피티를 하도록 했어요.
이렇게 예체능 수업 하나도 소홀히 지나치지 않고 꼼꼼히 진행하고 있는 국제학교는 베이징에서도 드문것 같아요.
비싼 학비의 다른 영국, 미국 국제학교 여러 곳의 온라인 수업 진행 상황을 들어 보면 대부분 만족스럽지 못한 반응들이었어요. 학생들에게 숙제 위주로 넘기고 집에서 각자 하도록 해서 엄마들이 힘들어 하더라구요. 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아이 학교가 로컬 국제학교여서 어느정도 중국식의 엄격함이 녹아 있는건 저에게도 아이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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